읽은 책 | 2009/12/04 00:59


내일까지 해야하는 일. 어떻게 해야 문제 없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 계좌엔 얼마 남았는지. 일상이 퍽퍽하게 차오르는데도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고 하는 '내 세상'을 놓지 않는 것이 갈수록 지구력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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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 홍세화
나 역시 개인이 얻는 것도, 심지어 잃을 것도 없는 권태의 반 자유주의 사회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수의 극단적 만족보다는 극단적 불행이 최소화 된 다수가 골고루 만족을 느끼는 사회를 원한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어느 부분에서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

언어는 한 사회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에 어떤 언론사가 존재하는지는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프랑스르 몽드 신문사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르 몽드는 '오늘 누구는 누구를 만났습니다.'로만 끝나는 동향보고 기사가 아닌 왜 만났을지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에 대해 사설과 컬럼을 쓴다.

사회 정의 등 읽고 새로 알게 된 지식도 생겼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진 시선에 스스로 의심갖지 않게 도와주었다. 아래는 모두를 위한 구절.

꼴찌에서 일등까지 나를 찾습니다. 이름 없이도 은하수의 별처럼 반짝이던 나를 찾습니다.


언제부턴가 꼴찌에서 일등까지, 나는 간 데 없고 꼴찌에서 일등까지로만 남았습니다. 석차로 남고 평수로 남고 'cc'로 남고 짜리로 남았습니다. 온갖 잡스런 힘에 억눌리고 숫자에 짓눌려 나를 감추었습니다. 네온 사인 십자가로 몸을 감았습니다. 연속극 화면에 얼을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보기만 합니다. 그러나 나를 보지 않습니다. 들여다볼 나는 없고 조갑지처럼 지킬 나만 남습니다.

높은 곳 요란한 스테이지에서 온갖 잡된 숫자와 힘이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권위가 춤추고 있습니다. 나들은 찬란한 스타들, 숫자들, 권위들을 넋놓고 올려다봅니다. 꼴찌에서 일등까지 나를 찾습니다. 나를 찾는 나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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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 알랭 드 보통

어떤 것이 빠르다. 말하는데 이유를 설명하려면 숫자만 있으면 된다. 모두가 받아들인다. 그런데 어떤 것이 아름답다. 말하는데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정량할 수 없고 귀납법으로 풀어낼 수도 없다.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건축으로 '아름다움'을 풀어낸다. 책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결여된 것을 환기시키는 것, 희망과 일치하는 것.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건물도 이기기 위해 짓고 땅도 이기기 위해 파고 나무도 이기기 위해 자르고 이겨야만 하고 이기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오묘하고 섬세한 공감 능력과 관계없이) 지금껏 다 이겨서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시는 대통령께서 꼭 행복의 건축을 읽어보길 바라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또 이겨 숫자로 증명 가능케 도와주는 책을 읽고 계시리라 전망.

보링거 이론의 가장 강력한 측면은 한 사회가 한 가지 미학적 스타일에서 다른 스타일로 충성심을 옮겨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보링거는 그것을 결정하는 요인이 그 사회에 결여된 가치에 있다고 믿었다. 사회는 무엇이든 자기 내부에 충분하지 않은 것을 예술에서 찾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조화, 고요, 율동과 융합된 추상예술은 주로 차분함을 강망하는 사회에서 호소력을 발휘한다. - 맨해튼 남부의 미니멀리즘 화랑 ...

베르사유 궁궐 안 특정 지역에는(너무 넓어서 지역이라고 말하는 게 옳겠다) 프랑스 시골을 그대로 옮겨다 놓아 이게 대체 궁궐안에 왜 있을까 했었는데 책에는 궁궐의 과잉을 교정해주는 오두막이라는 설득력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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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트위터에서 알게 되어 어쩌다 같이 고기까지 굽게 된 유민씨가 추천해 준 책. 오랜만에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만나 녹색이 되었다. 누구나 겪는 청춘 시절, 치유를 위한 긁적임

내가 삶이라는 건 직선의 단순한 길이 아니라 곡선의 복잡한 길을 걷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때다. 그게 사랑이든 복권 당첨이든, 심지어는 12시 가까울 무렵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든 기다리는 그 즉시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효율성과 경제성의 시각으로 냉정하게 검토하자면 삶이라는 건 대단히 엉성하게 만든 물건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원하는 순간에 얻을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깔끔할까?

그렇다면 술에 취해서 통화를 거부하는 사람의 음성사서함에다 대고 질질 짜는 소리를 한다거나 고작 변심한 애인 때문에 M16A1 소총이라는 무시무시한 흉기를 들고 사회에 나온다거나 피곤한 하루를 역시 피곤한 운전기사와 함께 버스의 배차간격의 문제점이라는 묵직한 주제로 토론하며 끝내는 일 따위는 없어질 텐데.


이미지 출처 - yes24
2009/12/04 00:59 2009/12/0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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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chul 2009/12/07 12:23   Reply / Modify or Del
알랭 드 보통 좋아하는 것 같네~ㅋ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재미있던데~

다른 로맨스 소설과 다르게,
사랑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딱딱하지 않게 분석한 것 같아서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ㅋ

머, 읽다보면 공감가는 내용도 많았고-0-


최지 2009/12/07 20:33   Modify or Del
광철 블로그 있구나!
난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여자가 쓴 것같은 느낌은 받았어

블로그 좋다 많이 많이 올려 : )


여여  2009/12/13 01:50   Reply / Modify or Del
아 책 많이 읽는구나 스고이!
난 또 책 놓은지 백만년ㅜ
너의 말대로 지구력이 필요해


최지 2009/12/13 15:20   Modify or Del
괜찮아 야오.
아이폰을 겟했잖니


강토 2009/12/16 03:05   Reply / Modify or Del
어이쿠 좋은 책들이야

최지 2009/12/16 20:39   Modify or Del
그르게

돌고래 2010/01/12 12:24   Reply / Modify or Del
너 행복의 건축, 500일의 썸머 보고 읽은 거지

최지 2010/01/13 22:49   Modify or Del
아닌여!!
거기도 나옹나?


w 2010/01/14 01:28   Reply / Modify or Del
쎄느강, 저 책 고1때 일반사회 선생님이 과제로 내줘서 읽었던 것 같아.
정규는 아니구 젊은 여자 계약직이었는데
여느 선생님들과는 달랐던 느낌이...

우리 진짜 신년엔 한 번 보자~
나 조만간 또 길게 나가게 될 것 같은데 말이지 ㅎ


최지 2010/01/14 18:51   Modify or Del
선생님 멋있다
우리에겐 그런 선생님이 필요해

헉 야 너 지금 아프리카 아니었어?
한국에 온거야? 대체 왜 자꾸 길게 나가 부럽게
나 진짜 심각하게 너를 만나고싶어
제발 연락바람


돌고래 2010/01/14 12:18   Reply / Modify or Del
응 완전 나오지 톰이 읽던 책이잖아
파티에 초대된 톰이 썸머에게 선물했던 책이기도 하고 'ㅅ'


최지 2010/01/14 18:49   Modify or Del
나 뭘 본거니;;
영어가 안들려서 그런거니;;
돌고래 나 지금 토할 거 같아
조만간 돌고래랑 대박 술을 마셔야겠어


돌고래 2010/01/21 00:23   Reply / Modify or Del
맡겨줘 너 왼쪽 어깨 내가 긁어줄게

최지 2010/01/22 23:22   Modify or Del
조르바 밴드 갈릭에미쳐에서 복불복했다가
다음 모임에서 정종과함께 복불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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