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2009년에 나온 연도에 관계없는 고전 중에 고전 영화이다. 이 영화를 학교에서 한 학기 수업으로 분석하면서 지내면 하루종일 느끼함 한 방울도 없이 고단백 영양식만 이빠이 먹고 소화가 될 때 쯤에 달리기까지 마친 기분일 것 같다. 제목이 저질번역하면 '나는 사랑이다' 이지만 '사랑'은 이 영화 안에서 생명과 환희로 가는 매개체인 음식같은 것일뿐 의미하는 바는 '살아있음'이나 '깨어남'에 가까운 것 같다.
---------------
문장에 관한 한 만국 공통의 기본은 구두점이다. "어차피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은 단어뿐이니, 이왕이면 구두점 하나라도 제자리에 잘 박히도록 하면 좋지 않겠나." (레이먼드 카버) 그래서 오늘은 구두점에 대해 명상하려고 한다.
먼저 쉼표. 소설가 에번 코넬은 단편소설의 초고를 읽어내려가면서 쉼표를 하나하나 지웠다가 다시 한번 읽으면서 쉼표를 원래 있던 자리에 되살려놓는 과정을 거치면 단편 하나가 완성된다고 했단다. 강박증 환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치열한 문장가가 아닌가. 불필요한 곳 혹은 엉뚱한 곳에 나태하게 찍혀 있는 쉼표는 글의 논리와 리듬을 망쳐놓는다. 쉼표는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아주 많이 사용해야 한다. 쉼표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천의무봉의 문장을 쓰거나 쉼표의 앞뒤를 섬세하게 짚게 하는 치밀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 느낌표. 근래 부쩍 남용되고 있는 부호다. 느낌표를 남발하는 사람은 얼마 안 남은 총알을 허공에다 난사하는 미숙한 사격수와 같다. 느낌표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거꾸로 행동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감탄할 만한 대목에는 느낌표를 찍으면 안 된다. 자아도취적으로 찍혀 있는 감탄 부호 앞에서 독자는 저항감을 느껴 감탄하지 않으려 기를 쓸 것이다. 작가가 먼저 '느끼면' 독자는 냉담해진다. 반대로 전혀 감탄할 만하지 않은 대목에 의외로 찍혀 있는 느낌표는 유혹적이다. 그때의 느낌표는 어쩐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다는 고분고분한 선의를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말줄임표와 마침표. 흔히 말줄임표를 자주 사용하면 겸손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움베르토 에코는 이렇게 적었다. "아마추어는 말줄임표를 마치 통행 허가증처럼 사용한다. 경찰의 허가를 받고 혁명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말줄임표는 겸손함이 아니라 소심함의 기호다. 마침표에 대해서는 긴말이 필요 없다. 담배는 백해무익이요, 마침표는 다다익선이다. 많이 찍을수록 경쾌한 단문이 생성된다. 이사크 바벨은 이렇게 썼다. "어떠한 무쇠라 할지라도 제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이나 강력한 힘으로 사람을 관통할 수는 없다." 이 글에서는 서른다섯 번 찍었다.